다국어 홍보영상 나레이션, 같은 원고인데 언어마다 길이가 달라집니다
해외용 홍보영상을 만들 때 “나레이션을 넣을까요, 자막만 갈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성우를 써야 할지, 임직원이 읽어도 되는지도 함께 물으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질문은 지금 고민하실 자리가 아닙니다. 나레이션은 넣습니다. 한국어든 영어든 일본어든 중국어든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실제로 결정이 필요한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같은 원고인데 언어가 바뀌면 말의 길이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걸 모르고 편집에 들어가면 언어 버전마다 영상 길이가 들쭉날쭉해집니다.
나레이션을 넣을지 정하는 데 시간을 쓰지 마시고, 언어마다 달라지는 길이를 어디서 흡수할지를 정하십시오.
나레이션을 넣을지 말지는 이미 정해진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나레이션이 비용 문제였습니다. 성우를 섭외하고 녹음실을 잡아야 했으니 언어를 하나 더 늘리는 일이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자막만으로 가는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TTS(Text to Speech)로 음성을 만들 수 있어서 언어를 하나 더 얹는 일 자체는 더 이상 큰 결정이 아닙니다. 한국어 버전을 만들고 영어·일본어·중국어를 이어서 붙이는 것이 현실적인 작업 범위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넣을까 말까”를 오래 논의하는 것은 이미 지나간 회의입니다.
나레이션이 영상의 길이를 잡아 줍니다
나레이션을 넣는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나레이션이 나와야 영상의 길이가 잡힙니다.
자막만 있는 영상은 컷을 몇 초씩 둘지가 감으로 정해집니다. 읽는 속도가 사람마다 달라서 기준이 없습니다. 반면 나레이션이 깔리면 문장이 끝나는 지점이 곧 컷이 끝나는 지점이 됩니다. 편집이 기준선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차이가 크게 나타납니다. 나레이션 원고가 확정되면 영상 길이를 거의 계산할 수 있고, 원고가 없으면 편집이 끝날 때까지 길이가 확정되지 않습니다.


한국어 나레이션과 자막이 함께 들어간 장면입니다. 말이 끝나는 지점과 자막이 바뀌는 지점이 맞아떨어져야 보는 사람이 흐름을 놓치지 않습니다.
같은 원고인데 언어가 바뀌면 길이가 달라집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한국어로 12초에 읽히던 문장이 영어로는 15초가 되고, 일본어로는 더 길어지기도 합니다. 언어마다 같은 내용을 담는 데 필요한 음절 수와 호흡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직역할수록 길어집니다. 한국어의 압축된 표현을 영어로 그대로 옮기면 관계대명사와 전치사가 붙어 문장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짧아지는 구간도 생깁니다.
그 결과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의 총 길이가 달라집니다. 30초로 맞춰 만든 영상이 영어에서는 34초가 되는 식입니다.


같은 구성을 영어 자막과 영어 나레이션으로 옮긴 장면입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같은 화면을 더 오래 붙잡아 두거나, 화면을 먼저 넘기고 소리만 이어 가야 합니다.
길이가 어긋나면 화면에서 이런 일이 생깁니다
길이 차이를 계산하지 않고 언어 버전을 만들면 아래 문제가 순서대로 나타납니다.
| 어긋나는 지점 | 화면에서 보이는 증상 |
|---|---|
| 컷 전환 | 나레이션이 끝나기 전에 화면이 먼저 넘어가거나, 화면은 바뀌었는데 앞 문장이 계속 들립니다 |
| 화면 문구 | 자막과 화면 안 그래픽 문구가 서로 다른 타이밍에 나타나 두 번 읽게 됩니다 |
| 로고·마무리 | 마지막 문장이 끝나기 전에 로고가 떠서 끝맺음이 잘린 인상을 줍니다 |
| 플랫폼 규격 | 15초·30초 규격에 맞춰 만든 소재가 언어 버전에서만 초과해 다시 편집해야 합니다 |
특히 마지막 항목은 비용으로 바로 연결됩니다. 전시회 부스 루프나 광고 소재처럼 길이가 규격으로 정해진 자리에서는 몇 초 초과가 재편집 사유가 됩니다.


화면 안에 문구가 들어가는 구성입니다. 왼쪽은 영문, 오른쪽은 한국어입니다. 같은 자리에 들어가는 문구라도 언어에 따라 필요한 폭과 머무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편집에서 흡수하는 네 가지 방법
저희가 다국어 버전을 만들 때 실제로 쓰는 방법입니다.
첫째, 원고를 번역하지 않고 언어별로 다시 씁니다. 직역은 길어집니다. 같은 메시지를 그 언어의 호흡으로 다시 쓰면 길이가 원본에 가까워집니다. 이 작업이 편집 부담을 가장 많이 줄여 줍니다.
둘째, 여유를 둘 컷을 미리 정합니다. 모든 컷을 늘릴 수는 없습니다. 풍경, 제품 회전, 로고 전 여백처럼 몇 초 늘어나도 어색하지 않은 자리를 골라 두고 언어별 초과분을 그쪽으로 보냅니다.
셋째, 화면 문구와 나레이션을 같은 타이밍에 묶지 않습니다. 둘이 붙어 있으면 하나가 밀릴 때 둘 다 무너집니다. 화면 문구는 컷 기준으로, 나레이션은 문장 기준으로 따로 잡아 둡니다.
넷째, 길이가 고정돼야 하는 자리를 먼저 확인합니다. 규격이 정해진 소재가 있으면 그 규격을 기준으로 원고 분량을 역산합니다. 편집에서 줄이는 것보다 원고에서 줄이는 편이 언제나 쌉니다.


제품 소개와 질문형 화면입니다. 이런 장면은 문구가 화면 구성의 일부라서, 언어를 바꿀 때 글자 수뿐 아니라 배치까지 함께 조정해야 합니다.
관련 포트폴리오
아래는 해외 홍보용으로 제작한 브랜드필름입니다. 나레이션이 전체 흐름을 잡고 화면이 그 위에 얹히는 구조라, 언어 버전을 추가할 때 어디를 조정해야 하는지 보기에 좋은 예시입니다.
발주하실 때 이렇게 요청하세요
상담 단계에서 아래 네 가지를 말씀해 주시면 언어 버전 작업이 훨씬 정확해집니다.
| 요청할 내용 | 왜 필요한가 |
|---|---|
| 필요한 언어를 처음에 모두 알려주기 | 나중에 추가하면 편집 구조를 다시 잡아야 합니다 |
| 길이 규격이 있는 소재를 지정하기 | 전시 루프·광고 소재처럼 초과가 허용되지 않는 자리를 먼저 압니다 |
| 번역이 아니라 언어별 원고를 요청하기 | 직역본은 길어지고, 길어지면 편집이 밀립니다 |
| 언어별 검수 담당자를 정해 두기 | 현지 표현 확인이 늦어지면 녹음을 다시 해야 합니다 |
관련해서 함께 보시면 좋은 글로 다국어 홍보영상 마스터본을 관리하는 법과 해외전시회 영어·일본어 홍보영상 제작이 있습니다. 이 글이 편집 타이밍을 다뤘다면, 두 글은 파일 구조와 현지화 범위를 다룹니다.
언어 버전까지 함께 설계해 드립니다
만들려는 영상의 용도와 필요한 언어를 알려주시면, 언어별 예상 길이 차이와 조정이 필요한 구간을 포함해 문의 후 이틀 안에 1차 제안서를 보내드립니다. 제안서에는 기획 방향 A안·B안, 비슷한 조건에서 진행한 포트폴리오와 그것을 고른 이유, 항목별로 분해한 견적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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